늦은 오후 삼막사 가는 길, 가을비가 내린다. 초록 숲 바탕에 짙은 밤색 나뭇가지, 연두색과 주황색으로 물든 잎사귀들로 꽉 찬 가을 풍경은 아마추어 화가가 그린 거친 수채화 같다. 가을비에 젖은 잎들은 색상이 선명하고 곱지만, 싱싱하던 초록 잎이 갈색으로 변하고 메말라간다. 퇴색한 잎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양이 가는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떨어질 것 같다. 곧 나무와 작별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예고하는 듯이.....

?아직은 초가을이라 단풍은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온 산이 붉게 물들고 삭풍이 몰아치며 앙상한 가지들만 남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들은 우리 곁에 오래 머물러 주질 않는다. 잠깐 왔다 소리 없이 떠나버린다.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라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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