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질 수는 없다

2021년 5월 31일 월요일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전날 저녁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숙박하고 다음날 출근하여야 하나, 오늘은 기자(필자)의 승용차로 새벽 5시 40분에 서울 광진구 구의동 집에서 출발했다. 용평 리조트까지는 2시간 30분이 소요되어 아침 8시 10분에 횡계리에서와 같은 시간대에 출근했다.

( 산림욕장 산책로에 피어난 야생화 '쥐오줌꽃'이다 )

새벽이어서 고속도로 소통은 원활하였으나 피서철에는 더 부지런하든지 전날에 출근해야 할 것 같다. 승용차는 고속도로 통행료와 주유비를 더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지출이 많으나 매일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니 편리함을 선택하였다.

5월 14일 처음 출근하여 이제는 생활에 틀이 잡힌 것으로 생각된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숙소에선 숙박만 하고 1일 3끼 식사를 회사의 구내식당에서 한다. 출근 버스로 아침 8시 10분경 회사에 도착하여 식사하고, 저녁 식사는 오후 5시 30분에 하고 6시에 퇴근 버스를 탄다. 문제는 3끼의 식사 시간 간격이 좁아 집에서 보다 식사량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노동과 적은 식사량으로 허리띠의 둘레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다.

부정적인 것은 내가 하는 업무의 강도가 심하다거나 내 체력에 힘든 것은 아니나 며칠 동안 피곤감으로 퇴근하자마자 숙소에서 바로 잠자리에 든 적이 있다. 경미한 통과 의례였던 것이다. 과거 퇴직 전에는 이 사회 최상위(갑근세 기준)의 급여를 받았으나, 지금은 최하위 급여인 최저 인건비를 받고 근무하는 중이다.

( 젊어지고 힘이 생기는 샘물이다. 하루에 한 번 마셔야 한다 )

과거 퇴직 전과 지금의 급여 차이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사이 정도라 할 수 있다. 이런 비교로 당연히 버렸던 과거가 다시 되살아나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신체의 부적응을 치른 것이다. 두번 째인 5월 31일에서 6월 6일에 끝난 7일간의 근무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부조화 없이 잘 적응하였다. 첫 근무의 정신적 신체적 부조화는 내가 생각한 바와 같이 분명히 통과 의례였다.

(숲의 천이遷移 과정이다. 침엽수에서 활엽수로 바뀌는 과정으로 생각된다 )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 정치인이 명예와 권력만 가져야지 돈까지 가지려 들면 부패가 따른다. 우리 퇴직 세대도 현재와 비교될 상대적인 과거의 화려함은 버려야 한다. 과거는 기억 속에 묻어두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주변에서 퇴직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한 분 중에서 과거의 직업을 내세우며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분이 종종 눈에 띈다. 그 예가 과거의 직업명으로 불리길 원하고 주변에서 존중하는 뜻에서 그렇게 따른다. 우리 사회는 대가가 따르지 않는 호칭이라지만 호칭 인플레가 심하다.

( 이 숲속 오솔길을 하루에 한 번은 걷는다 )

세월이 조금 더 지나면 이분들의 머리도 벼 이삭과 같아질 것이다. 인생은 선택이다. 다 가질 수 없다. 과거는 잊어버리고 현재를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는 풀지 말고 지갑을 풀어야 한다. 그러나 잊어버려야 할 과거는 잘 푸는데, 풀어야 할 지갑은 잘 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퇴직자가 과거와 현재를 다 공유하려 든다면 자가당착이다. 자신의 과거를 과시하는 것 같아 초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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