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미리 조림

이영순 승인 2022.01.26 09:40 | 최종 수정 2022.01.26 10:22 의견 0

양미리철이 돌아왔다. 양미리를 보면 우리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는 겨울철이면 양미리 조림을 해주셨다. 무 넣고 졸인 양미리는 약간의 고소함 같은 맛이 있다. 그래서 나는 엄마 생각을 하며 겨울철이면 양미리 조림을 해먹곤 한다.

먼저 무를 썰어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머리와 꼬리를 잘라낸 양미리를 세 도막으로 잘라 넣은 다음, 양파를 썰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맛간장에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청을 섞은 양념장을 끼얹고 졸이면 끝이다.

바닥에 무를 깐다
손질한 양미리를 넣는다
양파를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조린다
양미리조림 완성

양미리 조림을 할 때면 어렸을 적 추억이 생각난다. 60년대 어린 시절 살던 집은 부엌 문이 밖으로 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탄아궁이가 있는 부엌에서 밥상을 차려 두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와 다시 마루로 올라와야 안방에 있는 둥그런 상을 놓고 가족들이 모여 앉아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어느 겨울 아침밥을 먹던 우리 가족들은 어머니의 비명 소리에 놀라 모두가 마루로 나왔다. 나와 보니 거지가 (그때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거지가 많았다) 우리 집 부엌에서 나오다가 엄마와 마주쳤던 것이다. 거지의 밥통인 깡통에는 어머니가 만들어 놓은 양미리 조림이 들어 있었다. 거지도 놀라 멈추어 가만히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놀라움을 가라앉히고 거지에게 다른 반찬도 더 주어 보내셨다. 60년이 지난 일임에도 어제 일인 듯 생각나는 것은 그때의 기억이 강렬했나 보다.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양미리 조림은 앞으로도 겨울철이면 계속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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