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 구체적인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대답이든 중심은 생산일 것 같다. 생활용품의 생산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생산, 이념과 사상의 생산 등등.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이나 가치를 생산하여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 말고 다른 보람이 있을까? 보다 가치 있고 유용한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보람이라면 그 보람을 위하여 생산의 터전을 마련하고 능력을 먼저 갖추어야하는 것이 또한 삶의 보람이라 여겨진다. 생산 중에서도 밭을 일구어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보다 더 보람 있는 생산도 없을 것 같다. 농작물을 생산하려면 먼저 땅이 필요하다, 버려진 산비탈 황무지. 잡초와 쓰잘머리 없는 잡목을 뽑아내고 나면 돌덩이와 자갈들만 깔려있다. 그 돌덩이와 자갈들을 치우지 않고는 씨앗을 뿌릴 수 없다. 불도저와 포클레인을 불러오고 덤프트럭을 동원하여 경사진 땅을 평평하게 고르고 돌과 자갈을 골라 걷어내고 객토를 실어다 깔아야한다. 즉 황무지를 개간하여 농토로 바꾸어야 한다. 거기에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이 발아할 수 있는 수분과 비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해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농작물을 얻을 수 없다.

나를 돌아본다. 20대까지의 학습기와 30대의 개척기, 40대의 활동기를 거쳐 50대의 은퇴기를 지나서 만난 어느 선배의 말이 생각난다. “인생에서 60대는 황금기일세. 그동안 배우고 익히고 체험하면서 가족들 부양하느라 고생만 하였지만 이젠 반평생 얻은 '노하우knowhow'를 부양의 부담없이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았나? 앞으로 70세까지만 산다고 해도 10년은 더 살 것 아닌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할 만큼 긴 세월인데 지금 출발해도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네. 인생의 황금기를 장식할 새 디자인을 하게.” 그 때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여러 해가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새로운 가치를 생산할 땅을 개간하기 위한 새 디자인은 커녕 구상마저 헝클어져 그 이전보다 더 황폐해진 것 같다. 이제는 잡초와 잡목이 무성할대로 무성해져 그 밑의 묻힌 잡석들조차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 된 것 같다,

이제라도 서둘러 황폐할 대로 황폐해진 내 정신과 마음을 옥토로 만들기 위한 개간의 삽을 들어야겠다. 그동안 욕심으로만 남아있던 설계를 손질하여 새롭게 디자인하고 쓸모없이 되어버린 바닥부터 개간에 착수해야겠다. 앞으로 10년이야 더 살겠지. 그 10년 동안 질 좋은 생산을 위하여 방황과 태만의 잡목들을 걷어내고 질 좋은 의식의 수분과 영양가 많은 지식의 비료를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부지런한 노동의 삶을 회복할 것이다.

기사 원문보기: https://cafe.naver.com/sbckorea/44128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