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가 살짝 내 책상 위에 올려 놓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과자였다. 11월 11일,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쿡 쿡 쿡 쏟아졌다. 저 먹기에도 바쁜 과자를 빼빼로 날이라고 친구들과 할머니한테 주려고 그 아까운 용돈을 쓰다니.....여섯 살 꼬마였을 때 만나 하는 양을 보니 절대 무슨 힘든 일이 있어도 참아내고 울지도 않던, 빼빼 마른 자기 또래보다 작던 아이가 이제는 평균치의 몸무게로 키는 148센티 미터의 당당한 4학년이 되었다. 곧 5학년이 된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래서 꼬마라 부르다가 이제는 기쁨이로 부르기로 했다. 이 할머니에게 기쁨을 나눠주고 친구들과도 아주 많은 기쁨을 나누면서 잘 자라주어 대견스럽기만 하다.

어느 가을 날, 고구마 캐기 실습 나갔을 때 고구마를 캐는 기쁨이의 모습이다. 앉아서 편하게 캐려면 멜빵 바지를 입어야 한다며 스스로 챙겨 입고 나갔던 모습이 선생님 사진에 찍혔단다. 고구마가 줄기를 따라 나오는 게 정말 신기했다며 자기가 캐서 아주 달고 맛이 있을 거라고 좋아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크리스마스 계절이 왔다고 트리를 장식하며 신나했다. 무슨 선물이 받고 싶은지 아직 한 마디도 없는 기쁨이다. 분명 빼빼로날에 내게 과자를 준 기쁨이의 속내에는 이미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을텐데... 우리는 서로 묻지도 않고 말도 꺼내지 않고 있다. 분명 곧 말을 꺼낼테니까. 이런저런 기쁨이가 보낸 올 가을의 일상 속에 12월이 되었다. 기쁨이에게도 나에게도 더 좋은 날들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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