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토왕성폭포의 비경

박종섭 승인 2021.10.14 07:16 | 최종 수정 2021.10.14 08:02 의견 0
<310미터가 한 눈에 보이는 토왕성 폭포의 위엄>

설악산 하면 꼭 가봐야 할 명소가 몇 군데 있다. 울산바위와 흔들바위. 권금성, 신흥사. 그리고 비룡폭포와 토왕성폭포 전망대다. 그중 설악산에서 보기 힘든 곳이 토왕성폭포다. 겹겹이 쌓인 산 깊숙이 감춰져 있어 내설악에서는 볼 수도 없다. 그러나 45년 만에 토왕성 폭포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개방되었다. 설악산에 가면 비룡폭포까지는 쉽게 올랐다. 입구에서 약 1시간 걸려 큰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토왕성폭포 전망대가 비룡폭포를 지나 30분 더 가면 있다 하니 일석이조다. 아침 일찍 출발했다. 설악산 입구에서 입장표를 끊고 비룡폭포 가는 길로 들어섰다. 저 먼 설악산 계곡마다 내린 빗물이 장마철이 되면 이곳으로 모여 동해로 빠져나가니 규모가 엄청나다. 흙은 거의 씻겨 내려가고 바위만 가득하다.

<토왕성폭포 전망대를 가르키는 이정표>

비룡폭포와 토왕성폭포 전망대 가는 이정표를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오래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내린 빗물을 머금어 습기 찬 숲 냄새가 가득하다. 흙을 밟는 촉감이 부드럽다. 이리저리 꼬부라진 길을 따라 오르니 옆에는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른다. 오랜 세월을 두고 깎인 바위들이 반들반들하다. 요즘 내린 비로 계곡물이 불어 흐르는 물이 많다, 비룡폭포 가는 길에 맞이하는 육담폭포는 높지는 않아도 물웅덩이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파랗다.

육담폭포

육담폭포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높아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아찔한 마음이 든다. 육담폭포를 지나 비룡폭포에 거의 다다르기까지 몇 개의 다리가 있는데 여기서 토왕성폭포 상단을 조금만 볼 수 있다. 수학여행 왔을 때 그 모습이 참 신비하게 느껴졌다. 저 멀리 겹겹이 쌓인 설악산 정상 부근에서 쏟아지는 폭포였기 때문이다. 폭포 천체를 볼 수 없고 상단만 조금 볼 수 있어 가히 범접할 수 없는 천상의 세계 같았다. 오늘은 좀 더 가까이 가서 전면을 볼 수 있다 하니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좁은 길을 돌부리에 채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비룡폭포에 다다랐다. 수십 년 전 왔을 때처럼 지금도 높은 바위 위에서 폭포가 쏟아져 내린다. 그 시원한 모습과 낙하하는 물소리가 절로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친숙한 비룡폭포의 물줄기>

잠시 비룡폭포에 머물며 쉬고 토왕성 폭포 전망대를 향해 출발한다. 여기서부터는 거의 계단으로 올라야 한다. 900여 개의 계단을 약 30분 올라야 한다. 너무 계단이 가팔라 오르기가 쉽지 않다. 몇 번을 멈춰서 다리 운동도 하며 오른다. 거의 다 왔나 싶으면 또 다른 계단이 나오고 나도 모르게 숨이 헐떡거려진다. 신비의 토왕성폭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짜릿한 순간을 기대하며 어느덧 900여 개의 계단을 오른다.

<토왕성폭포를 올라가는 900여 계단>

멀리 깍아지른 듯 산 정상들이 하늘로 솟아있다. 드디어 그 정상 봉우리들 사이에 토왕성폭포 전면이 드러난다. 한눈에 보이는 그 모습이 장관이다. 정상으로부터 어떻게 저렇게 많은 물이 쏟아질 수 있을까 신비하다. 무려 310미터의 길이라니 놀랍다. 그 길이가 하도 길어 망원경으로 보면 한 번에 볼 수 없고 상, 중, 하단부로 잘라 봐야 한다. 토왕산폭포는 산세가 험하고 위험해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다. 상단만 찔끔 볼 수 있던 것을 이렇게나마 그 전경을 다 볼 수 있게 된 것만도 참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항상 토왕성폭포는 신비의 장소로만 간직하는 폭포였을 것이다. 그동안 신비에 싸여 있던 폭포를 본 감동을 안고 돌아선다. 내려오는 수백 개 계단은 언제 내려왔나 싶게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눈으로 가슴으로 담아 새겨진 토왕성폭포의 감동이 오랜 설렘으로 남을 것 같다.

<산 하나가 통째로 폭포가 된 토왕성폭포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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