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 아래 쪽에서 막걸리 한 잔에 얼큰히 취하신 아버지 소리가 들린다. "박ㅇㅇ~~~" 하며 연거푸 들리는 아버지 목소리, 여섯 남매 중 끝에서 두번 째로 태어난 남동생은 총알같이 방에서 튀어나간다. 아버지께서 대문 앞에 이르면 남동생은 어느새 아버지 손에 들려있는 과자봉지를 손에 넣고 있다. "히히" 씩 웃으며 과자에 대한 감사로 아버지 볼에 뽀뽀를 한다. 아버지는 뒤이어 대문 앞에 마중나온 딸 다섯 중에서 "오구~ 우리 큰 딸" 하시며 내 얼굴에 아버지의 얼굴을 부비부비 하셨다. 순간 훅 풍겨오는 술냄새와 시멘트 냄새가 밴 땀 냄새,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이 따가워 나는 아버지를 밀쳐냈던 기억이 난다. 큰 자식은 그냥 마냥 예쁘셨나 보다.

?비가 오는 날이면 아버지께서는 늘 이야기책 (옛날 소설)을 읽고 계셨고 우리 여섯 남매의 작은 몸짓에도 늘 재미있다고 웃어주시던 아버지를 나는 많이 닮은 것 같다. 노년의 모습은 하얀 백구두에 베레모를 늘 쓰셨던 멋쟁이 할아버지로 기억이 된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아버지도 어깨 위에 얹혀있던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무게가 많이 컸을텐데......추석이 다가오니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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