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매미의 처절한 울음은
결코 騷音(Noise)이 아니다


맴맴, 매앰 매앰, 씨이블, 씨이블, 씨이이부르르을~~한 여름의 모든 소리(聲)는 매미 소리에 압도(壓倒) 당한다. 삼복 더위의 뜨거운 여름은 ‘매미의 시간’이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7년의 견딤으로 겨우 열흘 남짓 살다가는 짧은 생애의 매미(蟬) 때문에 ‘여름이 뜨겁다’는 말인즉슨, 짝을 찾아 사랑을 토(吐)하는 매미 울부짖음에 집중(集中)한 안도현 시인(詩人)만의 시적(詩的) 상상력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무더움을 가중(加重)시키는 도심(都心) 매미들의 떼창은 우화(羽化)의 순간부터 신(神)이 허락한 시위(示威)라서 불법(不法)은 아니지만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뜨거운 여름이 가기 전에 아주 중요한 일이 남아 있다는 듯 나무의 멱살을 붙잡고 울어댄다. 그야말로 막무가내(莫無可奈)다. 살아 있는 목숨이라면 울 때가 있고 노래할 때도 있건만 노래인지 울음인지 경계도 없다. 오직 한 가지 살아있음의 건재(健在)를 알리려고 목 놓아 울고 있는 저 매미들을 능가할 만한 것은 이 여름에 없다. 시쳇말로 역대급이다. 울지 않으면 땅속 벌레의 전생(前生), 그 비밀을 전(傳)할 수도 없고, 소리 지를 수 있을 때부터 잃어버린 짝을 찾아야 하기에 전생(全生)을 울다 가는 것이다. 집도 절도 없이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지상(地上)에서의 삶이 매우 짧지만 마음을 비우고 오직 울음 하나에 集中하는 매미, 때론 처절하고 황홀하다. 찢어지듯 부르다가 다시 삼키고 처량함이 끊어질 듯하다가 다시 이어지는 매미 울음이 도로(徒勞)일 수는 없다.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울음 뿐이겠지만 도심에서 자동차 소리와 섞이면 짜증스런 소음(騷音)이기에 연민(憐憫)이 솟구칠 때도 있다.

?아스라이 먼 옛날, ‘매미 잡는 노인’과 孔子의 대화는 불현듯 솟아나는 憐憫을 누른다. 어느 날 공자(孔子)가 초나라 가는 길에 한 노인(老人)을 만났다. 몸이 몹시 불편한 이 老人은 숲속에서 대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한 손으로 매미를 잡는데 마치 물건을 줍듯 쉽게 잡지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孔子는 공손하게 인사하며 그 老人에게 물었다. “선생님 무척 솜씨가 훌륭하십니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비결이 있지요. 제가 처음 매미를 잡을 때는 보통 사람처럼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저는 훈련을 했습니다. 장대 끝에 공을 두 개 포개어 놓고 떨어지지 않게 하는 훈련입니다. 저는 이렇게 대여섯 달 훈련했습니다. 그러자 못 잡는 일이 적어졌습니다.“ 老人은 또 말했다. “이후 공 개수를 늘려 공 세 개를 떨어뜨리지 않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자 실수가 거의 없었습니다. 공 다섯 개로 훈련하자 마치 밤 줍듯 매미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훌륭합니다!” 孔子는 기꺼이 찬탄(讚嘆)했다. 老人은 말을 이었다. “매미를 잡을 때 내 몸가짐은 말뚝처럼 꼼짝 않고 팔은 나뭇가지를 든 것처럼 가볍습니다. 천지의 광대함도 만물의 다양함도 아랑곳 않고 다만 매미의 날개 짓에만 집중합니다. 내 머리와 신체는 정지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으며 매미의 날개 이외에는 마음을 팔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찌 실패하겠습니까?“ 孔子는 또다시 감탄하며 뒤를 돌아 제자들에게 말했다. “마음을 하나에 집중한다면 그 기술을 신(神)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지만 이 老人은 이미 그 경지에 이르렀다. 너희들은 老人보다 좋은 식사를 하고 좋은 옷을 입고 있지만 이 법칙을 알고 있느냐. 마음을 비워야만 그러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느니라.“ 맴맴, 매앰 매앰, 씨이블, 씨이블, 씨이이부르르을~~, ‘老人과 孔子’의 가르침을 소리(聲)로 전달(傳達)하려는 듯 강(强)더위의 이른 아침부터 맹렬(猛烈)하게 울어대는 매미는 늦잠에서 깨어난 필자(筆者)를 다그치고 있다. ?“뜨거운 여름일지라도 허투루 보낼 일이 아니라고..., 이 여름을 그냥 보낼 거냐고?“

?성충의 허물을 벗고 변신(變身)한 그 羽化의 순간에 짊어진 책무(責務)를 잊지 않고, 평생 소리 내지 못하는 암컷 대신 마음을 비워 그 본질에 集中하는 수컷 매미의 처절한 울음은 결코 騷音(Noise)이 아니다. 지나친 공포와 두려움, 터질 것만 같은 거리두기의 답답함과 외로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도 안 되는 뜬구름 잡는 생각들, 그리고 다시 오지 않을 日常에 대한 미련과 회한(悔恨), 코로나 바이러스에 신음(呻吟)하는 나약(懦弱)한 마음을 곧추세우고 그 무엇인가에 集中하라는 경고음(警告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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