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기/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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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더위를 먹었는지

맥을 못추는 여름 한낮

폭염 주의보 핑계삼아

풀어진 나사처럼 게으름 부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구름이 열린 창문 너머에서 기웃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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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뒤 푸른 하늘이 푸른 바다처럼 시원하다

이런 느슨함도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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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처럼 늙어가든 수박처럼 익어가든

지금은 견뎌야 할 때

크고 작은 시련과 인내는 모든 생명의 숙명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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