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마지막 마트가 1개월 전 쯤 문을 닫았다. 내부 수리 하느라 며칠간 문을 닫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경영난으로 영구히 문을 닫았다는 얘기에 사장님이 안쓰러웠다. 그럴 줄 알았으면 작별 인사라도 하는 건데 하는 안타까움이 컸다. "사장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덕분에 편리했어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몇년 간 장사를 했음에도 작별 인사 해주는 동네 주민 하나 없으면 얼마나 서운할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주변에 '미니스톱'이 생기고 'GS 편의점'이 생겨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다. 매달 임대료 내는 것도 허덕였는데 건물 주인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한다. 가게 자리는 계속 비어 있다. 불경기에 공실로 남기느니 임대료를 내려줘서 서로 상생하는 길을 찾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평생 하던 장사를 못 하게 됐으니 그 사장님은 이제 뭘 해 먹고 살아야 할까?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어중간해 보이던데....

?일본 작가로 '빙점'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미우라 아야코에게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이 부부가 상점을 하고 있었는데 완전 대박이 났다. 손님들이 모두 이 가게로만 몰려들었다. 그러자 주변의 다른 가게들이 손님이 없어서 거의 폐점 상황으로 몰리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남편이 이렇게 제안했다. "여보, 우리 상점은 이렇게 잘 돼서 돈을 많이 버는데 다른 가게들이 힘들어서 어떻게 해요? 우리 가게 규모를 줄이는 것이 어때요?” 이에 그녀도 화답했다. “그렇게 해요. 우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힘 들어서는 안 되죠.” 이후 그들은 상점의 규모를 반으로 줄이고 주변 가게들이 판매하는 물건을 팔지 않았다. “아, 생수요. 죄송합니다. 그건 우리 집에 없고요. 저 건너편 가게에 가면 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이웃 가게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그녀에게도 시간이 많아졌다. 시간의 여유가 생긴 그녀는 글을 쓸 수 있었고 그녀가 쓴 '빙점'은 1963년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의 백만 엔 현상공모소설에 당선되어 그녀를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미우라 아야코 부부가 장사가 잘 된다고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면 주변 가게들은 문을 닫았을 것이고, 일본이 자랑하는 미우라 아야코 작가도 없었을 것이다. 남을 배려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내가 잘 사는 길이다. '이마트 24'라는 편의점을 보면 괜히 화가 난다. 대기업에서 동네 사람들 부스러기 돈까지 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만 그런 건가? 서민들의 삶까지 위협하는 그들의 행태가 영 마뜩잖다. 대기업에서 제발 서민들의 업종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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