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걷자

정용자 승인 2021.07.18 11:1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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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곳곳에 피어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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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초입에 핀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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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캠핑장 가기 전 원두막(?)을 타고 올라가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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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풍경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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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게 피어있는 꽃

한동안 외면한 저녁 걷기를 시작했다. 불광천을 걸어 한강 바람을 맞다가 돌아오는 걷기는 2 년 전만 해도 일과의 마침표처럼 했던 일이다. 지난 해 코로나도 발생하기 전인 1월부터 나는 활동을 딱 한 달만 쉬자고 마음 먹었었다. 내게 2020년은 열한 달이라고. 2월부터 열심히 살리라 푹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웬걸. 내가 막 다시 힘내보자고 마음 먹었을 때는 전 세계가 이름도 낯선 코로나로 당황하고 있었다. 마스크 대란으로 긴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겠다는 꿈에도 생각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참 세상 일은 내뜻대로 안 된다. 이번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활동이 막혔다. 일주일에 한번 만나던 '꽃피는 기타'로 명명한 기타 동아리에서 누군가 말했다. "우리 이러다 반팔 입고 만나는 거 아닐까요?" "에이 설마." 또 다른 누군가가 말 한 그 '에이 설마'가 현실이 되었다. 반팔은 고사하고 다시 눈이 내리고 해가 바뀌어 열대야가 심할 거라는 2021년, 다시 반팔을 입을 때가 왔는데 기타동아리는 여전히 멈춰있다. 대부분의 활동이 멈춤이 되었다. 때 맞춰 개인사로 즐겁지 않은 일이 겹치니 시간이 갈수록 무기력해졌다. 그 좋아하던 걷기. 어둑해질 무렵 불광천을 따라 한강에 도착해 멍 때리고 앉아 바람을 맞고 돌아오던, 그 좋아하던 일도 언제부턴지 멈춰 있었다. 한강은 여전했다. 검은 물은 낮게 출렁였고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를 바람도 살랑살랑 여전했다. 달라진 것도 있었다. 예전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도 멀직히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다. 계단 하나 차지하고 앉으니 이 좋은 걸 왜 잊고 있었나 싶다. 강물의 출렁임도 나를 반기는 듯 하다. 시작이 반이다. 다시 시작했으니 매일 만나자고 속삭인다. 낯선 곳을 여행하듯 즐겨보자고.....

기사 원문보기: https://cafe.naver.com/sbckorea/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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